저는 단순한 사람이라서 그런지 씀씀이가 그리 크지 않습니다.
저의 생활도 그러합니다.
좋은 대학 나왔고 책을 많이 읽고 공부를 많이 했다는 것 외에는 별로 자랑할 것이 없습니다.
누님 둘과 같이 살고 있고 저만 신자인 천주당입니다.
그렇다 보니 종교 문제로 티격태격한 때도 있었으나 지금은 두 누님도 거의 포기(?)한 상태로 저는 거의 방해받지 않고 종교 생활을 즐기고(?) 있습니다.
사실 자랑할 것도 꽤 있으나 여기서는 말하려고 하지 않겠습니다.
가끔씩 망포나 병점성당을 들리는 때도 있고 저의 본당인 동탄 숲속성당이나 안녕성당, 그리고 멀리 떨어진 주교좌 정자동성당이나 전주의 전동성당, 또는 서울대교구 주교좌인 명동성당, 평택성당, 그리고 제2의 고향인 전북 장수의 장수성당을 들리는 때도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가끔씩 저의 본당과 집을 벗어나서 남몰래 그런 곳을 다녀온 적도 많습니다.
그래도 저는 제 이웃이 마음에 듭니다.
여전히 가난하고 소박한 삶을 이어가는 형제, 자매들과 이웃들. 저는 배우는 것이 많습니다.
가끔씩 동네 편의점이나 구멍가게에 들려서 먹을 것과 마실 것을 사기도 하고 주전부리나 싸구려 커피를 기울이며 담배를 피웁니다.
그리고 묵주를 꺼내서 기도하거나 십자가의 예수님께 친구를 합니다. 그러다 보면 시간이 잘도 흘러갑니다.
길냥이들도 낯설지 않고 작은 주점에서 손님들이 술과 고기를 드는 것을 보아도 싫지가 않습니다. 누님들과 같이 치킨을 시켜서 먹기도 하고 때로는 외출하여 외식도 합니다.
이웃집 강아지들이 짖어대거나 사람들이 저와 같이 계단 구석에서 담배를 피우는 것도 그럴 만합니다.
원래 사람은 금지된 것은 더욱 하고 싶어지는 법이라서 저도 가끔씩 제한된 일탈을 하고 또 그런 형제, 자매들과 이웃들이 그러는 것이 별로 부끄럽거나 눈에 가시 목에 가시가 되지 않습니다.
지금 이 글을 쓰는 동안에도 저는 가벼운 차림으로 밖의 나무 아래에서 앉아 마음속으로 기도하고 나서 주위를 바라봅니다.
추석연휴가 어느덧 잘 지나가고 있습니다. 주님께서는 왜 "부자는 천국 가기가 어렵다. 부자가 하늘나라에 가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문)으로 들어가는 것보다 어렵다"고 하셨을까요?
저의 단순하고 소박한 생활을 보고 어떤 사람은 부럽다고 하실 것이고 어떤 사람은 한심하다고 하실 것입니다.
그러나, 사람은 사람 답게 살아야 합니다. 천주의 모상인 그리스도께서 소중하셨듯이 그래서(!) 사람도 소중한 것입니다.
지금 시원하고 약간 가녀리면서도 사람을 기분좋게 하는 바람이 붑니다. 지천명의 나이에도 지천명은 무슨...! 지천명의 끝자락이나마 간신히 붙잡았다고 느끼는 지금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이상일 따름입니다.
추석이 내일입니다. 건강한 하루 하루 보내시고 괜히 저처럼 술 많이 먹어서 다시는 술 마시지 못하게 되시지 말고 약주 조금만 드세요...! 평화를 빕니다. 아멘. 찬미 예수님. 감사합니다...!
한 천주교신자 윤승환 사도 요한 올림.
여러분의 소중한 댓글과 의견 기다립니다. 김상덕 아오스딩 형님, 다시금 좋은 글 올려 주십시오. 아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