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미 예수님. 아멘. 반갑습니다. 주님의 평화를 빕니다. 아멘. 고맙습니다.
어제 저는 서울대교구 명동성당에 가서 정진석 니콜라오 추기경님의 장례미사를 드리고 왔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모였도 대부분 슬픈 얼굴들이었으나 마음은 그러 담담하고 차분한 것처럼 보였습니다. 저는 사람들과 인사를 하고 일부러 밖에서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교구청 별관의 흡연 장소에서 담배를 피우고 나서 염수정 추기경님의 강론을 들었습니다.
추기경님은 어려울 때 정진석 추기경님을 뵙는 것만으로도 힘이 되셨다고 말씀을 하셨습니다. 이제 그분은 하늘나라에 계십니다. 그리고 아마도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천국의 뜰을 거닐고 게실 것입니다. 아마도 여전히 사람들을 위하여 기도하고 계실 것입니다. 그러나 과거처럼 고통이 아닌 그리스도와 함께 하고 계시다는 자신감에서 더욱 이 세상 사람들을 위하여 기도하고 사랑을 하실 것입니다.
격세지감, 서울대교구에서 봉사하던 때가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수원교구에 내려와서 한 달을 쉬고 곧 바로 봉사를 다시 시작한 기억이 새로웠습니다. 그리고 명동에도 코로나19를 조심하고 사회적 거리두기에 유념하면서 가끔씩, 자주 찾아갔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염수정 추기경님이 눈물을 흘리시는 것을 보고 마음이 조금 아팠습니다.
정진석 추기경님은 처음에는 발명가를 꿈꾸셨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한국 전쟁에 참전하면서 자신의 목숨이 자신이 아닌 하느님의 손에 달려 있다는 것을 깨닫고 나서 더욱 신앙심이 두터워져 사제가 되기로 마음을 굳히셨다고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분은 대한민국 최연소 주교가 되셨고 그 뒤 청주교구장 등을 거치면서 서울대교구장이자 추기경님으로 비교적 많은 시간을 신자들과 함께 하셨습니다. 그리고 책을 자주 펴낸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아울러 선종하시기로 한 즈음에 자신의 전재산 통장에 들어 있던 700만원 정도를 명동 밥집에 기부한 것도 널리 알려졌습니다.
미사 중에 문득 이런 구절이 흘러 나옴을 보고 김수환 추기경님의 이야기가 떠올랐습니다. "...죽음은 죽음이 아니오... 지상의 집이 무너지면..." 그리고 이미 정진석 추기경님은 하늘에서 주님 곁에서 편히 계실 것이란 생각을 다시금 하였습니다. 아마도 우리도 그분을 만날 것이고 저도 자주 이런 소리를 들었던, 지극히 과찬의 말을 신자들, 비신자들에게 들었던 기억이 새로웠습니다.
"윤승환이는 직천당이겠지...", "우리는 승환이가 하늘에 올라갈 때 그 발뒷꿈치에 매달려 하늘에 같이 올라가면 돼...!", "당신도 예수님처럼 부활할지도 모르죠...", "저는 후광이 없어도 제 친구는 아마도 자세히 보면 후광 같은 것이 있을지도 몰라요...!" 그러나 우리는 그런 소리를 듣고도 겸손해야 합니다. 사실 이런 이야기를 적는 것 자체가 불경스러운 일이며 자기 자랑인 것입니다. 스스로 대단하고 겸손하다고 느끼는 사람은 사실은 겸손하지 않은 것입니다. 그래서 그런 생각이 들 때 마다 자주 고백소를 찾았던 기억이 새로웠습니다.
각설하고 저는 정진석 추기경님을 위한, 더 자세히 말하면 그분과 다른 사람들을 위한 미사가 끝나고 기념식이 진행되고 이어서 그분의 시신을 담은 관이 운구되어 나옴을 보고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맨 뒤에서 성호경을 바치고 다시 기도를 하였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나와서 그분의 관이 옮겨지는 것을 보고 이번에는 무릎을 꿇고 성호경을 바치고 기도하고 그 자세로 다시 성호경을 바치고 기도하였습니다. 그분의 차가 멀어지는 것을 보고 저는 다시 그렇게 하였고 그리고 사람들과 같이 그분의 사진을 받고 나서 한 형제와 같이 식사를 인사를 하고 식사를 하러 성당 밖으로 나갔습니다.
사랑, 정의, 평화의 하느님의 은총이 여러분들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2021년 5월 2일 일요일 아침.
부활 제5주일, 생명 주일 아침에.
경기도 화성시 병점2동의 한 작은 아파트에서.
한 천주교신자 윤승환 사도 요한 올림.
저는 개신교에서 8년, 천주교에서 24년, 그렇게 32년을 봉사하였습니다. 저의 아버지는 치매를 27년 간 앓으셨고 저는 고등학교 3학년 시절, 도지사가 준 효행상을 5월 청소년의 달에 전라북도 예술회관에서 받았습니다. 그 뒤 교황청 대사관과 교황청으로부터 수십 통의 편지를 받았고 주교님과 추기경님으로부터 편지를 받은 적도 있습니다. 그리고 수원교구 이용훈 주교님(현 한국천주교 주교회의 의장님)으로부터 감사의 전화를 받은 적도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도 봉사 중입니다. 아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