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미 예수님. 아멘. 반갑습니다. 주님의 평화를 빕니다. 아멘. 고맙습니다.
요즘은 수원의 마음샘에 들렸다가 다시 차를 같이 타고 화성의 봉담에 있는 농원에 갑니다. 그곳에서 오전에 교육을 받고 나서 오후에 실습을 하든가 이니면 시금치나 더덕을 캐기도 합니다. 산두릅을 따는 때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번 주에는 농장을 돌며 거위나 오리, 닭, 특히 토종닭들과 흑염소를 보기도 하였습니다. 저와 다른 마음샘 친구 다섯 명이 같이 가서 시간을 보내고 왔습니다.
수요일에는 천안아산에 가서 장애인공단에서 수업을 받습니다. 인성교육이나 아니면 간단한 체조와 몸풀기, 그리고 그 밖의 것들에 대하여 공부를 합니다. 다들 열심입니다. 이들이 장애인, 특히 사람들에게 낙인이 찍힌 정신장애인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게 열심히들 합니다. 그리고 같이 식사를 하면서 끈끈한 우정을 확인합니다. 특히 아침에 몸을 움직이고 하는 뒤에 하는 점심식사는 말그대로 꿀맛입니다.
며칠 전에 우리는 같이 모였습니다. 그리고 두런 두런 이야기를 하면서 벌들을 보고 벌집의 벌들을 보아 가며 작업을 하였습니다. 꿀벌들이 잉잉거리며 주변을 맴돌았습니다. 그리고 때로는 가까이 때로는 위협하듯 우리 주변을 서성거렸습니다. 그래도 우리는 별 두려움이 없이 다가가서 쑥으로 연기를 내고 격리판을 넣고 벌통을 놓고 벌집을 채워 가며 작업을 하였습니다. 우리들 가운데 인수씨가 가장 열심입니다. 그리고 저는 그를 도와서 열심히 일을 돕습니다.
그리고 일이 끝나면 저희는 다시 마음샘으로 향합니다. 가서 하루를 정리합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퇴근을 합니다. 그리고 다음날 다시 모입니다. 아참, 농원에서 일이 끝나고 임ㅇ하 선생님께 이야기를 듣고 나서 같이 소감을 나누기도 합니다. 그리고 나서 서로 격려를 하고 화이팅과 같이 "아, 좋다!"를 외치고 농원에서의 일과를 마무리합니다. 사람들이 힘을 합하면 못할 일이 없다고 하는데 장애인들도 그런 모양입니다. 저 자신도 정신장애를 가진 사람이지만 그리고 장애인 활동가이기도 하지만 정말 이들이 자랑스럽습니다.
이들은 저처럼 다 정신장애인들입니다. 저는 원래 조울증으로 판정을 받았으나 지금은 조현증이라고 하여 신경증약을 먹고 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 다른 사람들도 조현병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 세상의 낙인과 편견과 싸우며 미래를 위하여 애쓰고 있습니다. 원래 스티그마라는 것은 그러한 것입니다. 미국과 서구, 일본 등지에서 장애인 활동가들이 애써 일궈낸 장애인들의 권익 보호 노력을 우리나라에서 아직은 제대로 찾아 보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정치인들과 언론인들, 그리고 일부 사회 지도층 인사들이 가끔씩 장애인들, 특히 정신장애인들, 그 중 조현병환자들에 대하여 말로 하기 힘든 편견과 악의에 찬 비방을 늘어 놓습니다. 그래서 정말 제대로 된 복지국가라면 그 사회의 장애인들의 삶의 정도를 보면 알 수 있다는 말이 실감이 납니다.
저는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이 시각에 다른 사람들의 모습을 그려봅니다. 아직도 많은 정신장애인들이 시설이나 병원에 있고 사회복귀시설을 이용하고 있는 정신장애인들은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아니, 장애인들 중 마음놓고 거리를 활보할 수 있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가 않습니다. 그래서 "다름이 인정받는 사회"라는 말이 무색하여지는 것입니다. 문득 오늘 벌에 쏘여 고통스러워하던 당사자 친구가 걱정이 됩니다. 우리는 과연 얼마나 장애인들, 특히 정신장애인들에게 따뜻하게 대하였던가요? 저 자신도 물론 많은 편견의 당사자였고 지금도 다소, 아니 많은 어려움에 처하여 살고 있지만 여러분들께 장애인들, 특히 정신장애인들, 특히 조현병환우들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지니시기를 부탁하여 봅니다.
주님의 평화를 다시 한 번 빌어 봅니다. 아멘. 감사합니다.
2021년 4월 9일 금요일 저녁에.
부활팔일축제 금요일 저녁에.
경기도 화성시 병점동의 한 작은 아파트에서.
한 천주교신자 윤승환 사도 요한 올림.
당신은 내일 여자가 될 수는 없지만 장애인이 될 수는 있습니다. 잘들 생각하여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