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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찬미 예수님. 아멘. 반갑습니다. 주님의 평화를 빕니다. 아멘. 고맙습니다...!


오늘 저는 본당에 들려서 형제, 자매님들이 청소하시는 것을 도왔습니다. 아니, 돕기 보다는 지켜 보았다고 하는 것이 맞는 말일 것입니다. 새로 전입하여 온 부부도 있었고 한 구역의 구역장님과 반장님들이 청소를 열심히 하여 청소는 일찍 끝났고 저는 아이들에게 값싼 음로수를 하나씩 사주었습니다. 그리고 기도를 하고 나서 성당을 나오며 사람들과 인사를 하였습니다.


점심 식사는 병점역 부근에서 하였습니다. 순대국을 먹고 그 전에 사진관에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그리고 버스를 기다리기 전에 약국에서 박카스 한 병에 피로회복제를 하나 먹었습니다. 그리고 버스를 기다리다가 탄 후에 수원의 남문시장에 도착하였습니다. 사람들이 제법 많이 붐비고 있었으나 그나마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고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지난번 본 형제님이 이번에도 화장실 앞에서 쪼그리고 앉아 있었습니다. 저는 그쪽으로 가다가 문득 한 개신교 자매님이 열심히 가두 전도를 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아주 유창하게 설교를 하였고 전도의 말을 조리있게 내세우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나가면서 듣는 사람들이 별로 귀를 기울이지 않는 것 같아서 저라도 경청하여 듣기로 하였습니다. 


일단의 이야기가 끝나고 그녀는 잠시 멈추어 쉬고 있었고 저는 잠시 그곳을 떠나서 그 형제님이 계신 곳으로 가서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힘드시죠...?" 그는 웃기만 할 뿐 아무런 대답이 없었습니다. 저는 천원권 지폐 세 장을 꺼내서 그에게 주었습니다. 그는 그 돈을 받아서 속에 넣었습니다. "담배는 피우십니까...?" 그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저는 제 담배를 하나 꺼냈습니다. 이른 바 '디스 ㅇ러스'라는 담배입니다. 그리고 그에게 주면서 불을 붙여 주었습니다.


"그 돈 가지고도 이 담배 하나 살 수가 없어요...!" 그가 이를 드러내고 웃으며 말을 하였습니다. 저는 빙그레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러실 테지요...!" 그는 담배를 맛있게 피웠습니다. 저는 다시 웃으며 말을 하였습니다. "그래도 옷은 따뜻하게 입고 계시네요...!" 그는 다시 웃었습니다. 저는 그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고 잠시 근처의 다리로 가서 이번에는 제가 담배를 피웠습니다. 그런데 주변이 조금 소란스러웠습니다. 


'우리ㅇ화당'이란 단체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석방과 현 정권의 퇴진을 요구하며 사람들에게 입당 원서와 서명을 받고 있었습니다. 저는 잠시 그들이 다리 위에 붙여 놓은 현수막을 쳐다 보았습니다. 그리고 무슨 소리를 하는가 들어 보았습니다. 그리고 그녀의 생일이 지난 2월 2일이었음을 알았습니다. 


사람을 미화하거나 폄하하기는 쉬운 일입니다. 그녀는 한 때는 우리나라의 대통령이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그녀의 지지자들은 그녀가 무죄하며 석방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렴 어떻습니까...? 저도 그녀의 석방을 바라고 있기는 합니다. 그러나 서명은 하지 않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예전에 두번이나 서명을 하였고 그녀에게 편지를 띠워서 위로한 바가 있었으니까요...!


다시 전도를 하고 있던 자매님에게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인사를 하였습니다. "전도를 아주 잘하십니다....! 성경 말씀을 그대로 인용하시는 모습이 멋있습니다....! 저도 성경 구절을 잘 안다고 생각하는데 저는 명함도 못 내밀겠습니다....!" 그녀는 자신이 은퇴한 목사라고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그리고 저에게 목사님이 아니냐고 물어 보았습니다. 저는 고개를 가로졌고 말을 하였습니다. "저는 목회자가 아닙니다. 남들은 저를 종교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저는 신앙인입니다...!" 저는 다시 그녀와 인사하였고 지나가면서 저멀리 그 형제님과도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였습니다.


바람이 선선하였고 햇살은 비추지 않고 있었으나 마음은 포근하였습니다. 설나이 가까운 늦겨울, 아니 초봄의 정경이었습니다. 여정을 마무리하면서 저는 정류장에서 기도를 드렸습니다. 시간은 두 시가 약간 못되어 있었습니다. 주님의 평화를 다시 한번 빌며 사랑과 감사와 존경의 인사를 전합니다. 아멘. 고맙습니다...!




2021년 2월 6일 토요일 오후에.

성 바오로 미키와 동료 순교자들 기념일 오후에.

경기도 화성시 병점 2동의 한 작은 아파트에서.

한 천주교신자 윤승환 사도 요한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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