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에 들려서 사장님을 만났다.
"고양이들 다녀 갔습니까...?"
나는 소리 내어 물어 본다.
"그럼요. 요즘은 추워서 밥만 먹고 가요."
밖으로 나가서 간단한 알콜이 들어 있는 음료를 마셨다.
그리고 돌아가 보니 다시 고양이가 한 마리 웅크리고 앉아 있다.
나는 잠시 그 녀석을 바라보며 응시한 채로 웃고 있었다.
"에라, 너는 어디에서 왔니...?"
나는 다시 가게에 들어가서 사장님께 물어 본다.
"한 마리 더 왔어요, 사장님."
"아이구, 그래요...?!"
시장님은 다시금 밥을 만들어 가지고 밖으로 나오신다.
그 사이 고양이는 트럭 밑에서 눈을 피하며 기다리고 있다.
"이 녀석이에요. 매일 오는 녀석이...!
사장님은 웃으며 말을 잇는다.
눈발이 코에 와 닿는지 부르르 몸을 떨면서 고양이는 몸을 사린다.
나는 다가가서 고양이를 보고 마치 처음보는 아이를 보는 것처럼 보고 있었다.
고양이는 내 눈치를 보다가 잠시 망설인다.
마치 어린아이가 자신을 쓰다듬어 주기를 바라는듯...!
잠시 기도를 하고 성호경을 바치고 다시 돌아왔다.
한데 조금 가다가 돌아본 눈길에는 고양이는 그대로 서 있었다.
한참 후 돌아본 그 때에도 그 길냥이 고양이는 나를 바라보며 그대로 자리에 서 있다.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2얼 2일 주님 봉헌 축일 저녁에
경기도 화성시 병점동의 한 작은 마파트에서
한 천주교신자 윤승환 사도 요한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