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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찬미 예수님. 아멘. 반갑습니다. 주님의 평화를 빕니다. 아멘. 고맙습니다.


1주일 전 쯤의 어느날이었습니다. 저는 수원 남문 시장에 가서 사람들이 어떻게 지내고 있는가를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사회적 거리두기의 지침이나 사람들이 밀집한 곳에 가면 위험하다는 것을 모르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사람들이 과연 그런대로 잘 지내고 있는가를 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여 마스크와 손세정제를 가방에 넣고 집을 나섰습니다.


버스를 타고 병점 사거리에서 내려서 다시 수원 남문을 가는 버스를 타고 가서 남문시장에서 내렸습니다. 사람들이 제법 많이 있었습니다. 근처의 약국에서 박ㅇ스를 한 병 사서 마시고 나서 가운데 길을 골라서 시장 안쪽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호박엿을 파는 사람의 곁을 지나서 도넛과 떡을 파는 가게를 지나서 다리 한 가운데에서 담배를 한 대 피우고 나서 선 채로 기도하였습니다. 


다시 주변을 둘러 보았습니다. 주위는 번잡하면서도 조용하였습니다. 저는 멀리 떨어진 곳에 떼지어 앉아 있는 비둘기들을 바라 보았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고 조심하면서도 삶의 현장에서 느낄 수 있는 그러한 생생한 모습들을 지켜 보았습니다.


걸음을 옮겨서 처음에 보았던 구세군 자선남비에 다가가서 말을 하였습니다. "자원봉사 중이신 것 같군요...? 얼마나 오래 일하십니까?" 두 자매님은 웃으며 말을 하였습니다. "50분 일하고 10분 쉬어요...!" 저는 지갑에서 천원권 한 장과 이어서 백원 동전 다섯 개를 넣은 후 말을 하였습니다. "알겠습니다. 찬미 예수님. 주님의 평화를 빕니다...! 고맙습니다." 이어서 걸음을 횡단보도 쪽으로 옮겨서 건넌 후 버스 정류장에서 다시 버스를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한 형제님이 추위에 몸을 떨며서 저의 옆에 서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리 춥지도 않다고 느끼고 있어서 저는 그분께 말을 하였습니다. "어르신, 어디 가십니까....?" ".............." "수원에 사십니까...?" "저는 이게........" "......................." 그는 말을 하면서 저를 바라 보았습니다. 가볍게 다리를 떨고 있었습니다. 햇빛이 조금 눈이 눈부시다고 느끼고 있어서였는지도 몰라서였습니다. "수원에서 70년을 살았어요...! 지금은 재개발이 되어서 동탄으로 이사갔어요. 여기 지리는 내가 다 알아요...! 그런데 어디서 오셨습니까....?"


저는 환하게 웃으며 그에게 이야기를 맞춰서 부담을 갖지 않게 댓거리를 하여 주었습니다. 그리고 버스를 타고 도중에 내려서 수제담배를 사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날씨는 쌀쌀했지만 햇살이 눈부시게 주위를 비추고 있었고 따스한 기운마저 조금 감돌고 있었습니다. 저는 성호경을 바치고 집으로 가는 길에 그 노인분과 구세군 자선남비의 두 자매를 생각하였습니다. 사람은 사람 답게 살아야 한다는 말이 새삼 가슴에 다가 왔습니다.



2020년 12월 16일 수요일 저녁.

대림 제3주간 수요일 저녁에.

경기도 화성시 병점동의 한 작은 아파트에서

한 천주교신자 윤승환 사도 요한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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