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미 예수님. 주님의 평화를 빕니다. 아멘. 반갑습니다...!
얼마 전 누님과 대전(?)을 치렀습니다. 야단법석이 났습니다. 친누님이고 친동생이고 다 할 것 없이 저는 그리고 누님은 속에 있는 모든 말들을 다 쏟아내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돌아가신 두 분 부모님 때문이었습니다.
저의 아버지는 치매를 27년 간이나 앓으시다가 돌아가셨습니다. 나중에는 중풍에 욕창까지 생겨서 저희는 아버님을 병원에 모셨다가 결국 집으로 모셔 와서 그 병수발을 다 들었습니다. 저도 그리고 저와 싸운 막내누님도 그 간병을 해야 하였지요...! 그래도 저희는 아버지를 버리거나 방기할 마음은 없었습니다. 결국 아버지 병간호를 하기가 힘이 들어서 저희는 막 생기기 시작한 요양병원에 아버지를 맡기고 말았는데 아버지는 그곳에서 한 달이 못 되어서 돌아가셨습니다.
저희 아버지가 집에서 누워계실 때의 일입니다. 저는 주일이면 아버지를 누님에게 맡기고 주일 미사를 드리러 먼 길을 걸어서 성당까지 다녀왔습니다. 그 사이에 누님은 병간호를 하며 아버지를 돌보아 드렸습니다. 그리고 저는 평소에는 일을 나가든가 아니면 성당에 봉사를 다니든가 하였습니다.
누님은 저와 종교가 다릅니다. 누님의 입장은 제가 아버지께 해드린 것이 거의 없다는 것이었고 저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저희는 며칠만에 화해를 하였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결국 "효도에는 각기 다른 방법이 있다"는데 의견이 모아졌습니다. 사실 누님이 주가 되어 아버지를 돌봐드린 것에 대하여 저는 이의제기를 하지 못할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성당에 가서 "저의 일신의 안위만을 위하여" 기도하였을까요...? 아닙니다. 저는 저의 가정의 행복과 아버지가 속히 병마의 고통에서 해방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기도하였던 것입니다. 누님은 그 이야기를 듣고 잠시 침묵을 지키더군요...! 그리고 그 밖의 지향의 기도를 드린 것을 누님은 아무런 생각이 없이 그렇게 이야기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마리아와 마르타의 이야기를 잘 알고 있습니다. "마리아처럼 기도하고 마르타처럼 봉사하자"하여 이른 바 M&MT가 나왔음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면 누가 진정 효도를 한 것일까요...? 저는 누님이 효녀라고 말하는데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면 미사와 봉사에 참여한 저는 아버지를 맡기고 나서 방기한 나쁜 아들일까요...? 그렇게 말한다면 저는 할 말이 없어집니다. 하지만 어설픈 변명이라도 하고 싶습니다. 저도 아버지를 사랑하고 위했는라고고 말입니다. 그러니 조금 관련이 없는 이야기인지는 모르겠으나 주님을 섬가는데 각자의 방법이 있다고 보고 어느 것이 더 낫다고 할 수가 없다고 한 한 랍비의 한 청년에 대한 대답이 떠올르게 되는 것입니다.
각설하고 저의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셨습니까...? 저는 결국 화를 낸 것에 후회하였습니다. 사실 싸울 필요도 없는 것이었습니다. 마리아와 마르타 둘 다 성녀가 되었으니 말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보다 다른 사람들의 입장을 생각할 때에 신중하여져야 할 것 같습니다.
주님의 평화를 빌며 사랑과 감사와 존경의 인사를 전합니다. 아멘. 은총과 축복 속에서 살아가시기를 바랍니다. 다시 한 번 사랑의 인사를 전합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하루 되십시오. 아멘.
2020년 11월 12일 목요일 이른 오후에.
성 요사팟 주교 순교자 기념일 오후에.
경기도 화성시 마도면의 한 작은 사무실에서.
한 천주교신자 윤승환 사도 요한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