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미 예수님. 아멘. 반갑습니다.
주님의 평화를 빕니다. 아멘. 고맙습니다...!
오늘 출근길에 수원역을 거쳐서 왔습니다. 한 형제가 지친 모습으로 의자에 앉아서 졸고 있었습니다. 저는 다가가서 그 형제 곁에 있는 자판기에서 율무차를 한 잔 뽑아 주었습니다. 형제가 "고맙습니다...!"하고 간단히 사례합니다.
저는 차 시간이 남아서 조금 떨어진 흡연구역으로 가서 자리를 잡고 앉았습니다. 그런데 한 노숙인 형제가 들어 오는 것이었습니다. 머리는 풀어졌고 안경은 희미하였으며 무거운 짐을 지고 있었고 또 무엇인가를 들고 있었습니다.
그 형제가 갑자기 말을 하였습니다. "제가 담배가 떨어져서 그러는데 좀 주실 수 있겠습니까...?" 저는 한 가치를 주고 다시 한 가치를 건넸습니다. 수제담배라서 밧이 별로일 거라는 말과 더불어서 말입니다. 그리고 불을 붙여 주었습니다.
그는 '장ㅇ태'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 나이는 67년생으로 저보다 세 살이 많았습니다. 노숙을 시작한지는 2개월 정도되었고 그 전에는 막노동 현장에서 잡부로 일한 듯하였습니다. 저는 애써 그 형제는 위로하며 어느곳에서 숙식을 해결하는가를 물어 보았습니다.
그는 한데잠을 자는 모양이었고 식사는 수원역에서 노숙인 배식이 있을 때 얻어 먹는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저는 그가 지금 배가 고플 시간이라는데 생각이 미쳐서 돈 천원을 꺼내서 그에게 주었습니다.
그는 염치를 아는 사람인 듯하였습니다. 손사래를 치면서 거절하였고 저는 강권하여 결국 그에게 돈을 가질 것과 그것으로 컵라면이라도 사먹는데 보탬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하였습니다. 그리고 밖으로 나가서 다시 근처의 자판기에서 커피 한 잔을 뽑아서 가져다 주었습니다. 그리고 동전을 세보았더니 조금 있어서 저는 그것을 그에게 먼저 500원, 나중에 300원을 주었습니다. 노숙인이 된지 얼마되지 않아서인지 붙임성이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저는 그의 앞에서 그를 위한 기도를 하였고 성모와 아기예수께 그를 봉헌하였습니다. 그의 앞에 무릎을 꿇고 성호경을 바친 다음 다시 주님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을 바치고 다시 성호경을 바쳤습니다. 그리고 그와 작별하여 다시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다시 승강장으로 향하였습니다. 한 할머님이 의자에서 몸을 기대어 쉬고 있습니다. 저는 그분에게 율무차를 뽑아서 주었습니다. "드십시오,,,!" 그녀는 거절합니다. "어제 많이 먹었어요...!"
조금 더 가보니 제가 아는 수염이 덥수룩한 노숙인 홍상헌님이 앉아 있습니다. 저는 그분께 그것을 드렸습니다. "온전히 당신의 몫입니다...!" 그리고 기도를 바치고 다시 승강장으로 가는 길에 올라서 기도를 하고 버스를 기다리며 정수기에서 물을 채웠습니다.
한 형제가 의자에 앉지 않고 낮은 자세로 쉬고 있었습니다. 저는 말하였습니다. "무슨 죄라도 지셨습니까...? 불편하여 보입니다." 그는 그 자세로 이런 말을 하였습니다. "저기 롯데 몰 가보셨습니까...?" 저는 이야기를 듣고 조금 웃고 싶어졌습니다. 그러나 정색을 하며 말하였습니다. "아뇨, 지나가는 길에 보기는 하는데 들어가 보지는 않았습니다...!"
그는 말을 이었습니다. "저 안에 물건이 참 많아요...! 산더미처럼 쌓여 있어요." 저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는 다시 말을 하였습니다.
"잠실에도 롯데 몰이 있어요. 거기도 물건이 참 많아요...! 가 보셨어요?" 저는 고개를 저으며 가 본 적이 없다고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그리고 말을 하였습니다. "요즘은 거기도 장사가 잘 안 될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혹 명품이나 사치품을 사려는 사람들은 많이 있어서 장사가 될지는 모르겠지만요...!" 그리고 저는 그 형제에게 말을 하였습니다.
"저는 착한 소비, 선량한 소비, 합리적인 소비를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충동구매나 과소비는 결국 여러 악영향을 끼칩니다...! 지금의 세계 각국의 경제는 뭔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어서 고쳐 나가야 합니다...!" 그리고 그 형제를 위하여 기도를 하고 버스에 올랐습니다. 그리고 마도면을 향하여 출발하였습니다.
아침이었습니다. 날은 더워지려고 하였지만 선선한 바람이 불고 있었습니다.
주님의 평화를 다시 한 번 빌며 기도합니다. 좋은 하루 하루 되십시오. 사랑과 감사와 기쁨의 인사를 전하며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2020년 7월 15일 아침.
경기도 화성시 마도면의 한 작은 사무실에서 짬을 내어서.
성 보나벤뚜라 주교 학자 기념일 아침에
한 천주교신자 윤승환 사도 요한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