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미 예수님. 아멘. 반갑습니다.
주님의 평화를 빌며 인사를 드립니다.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고 합니다. 가장 지혜가 뛰어나다는 인간도 사실 과거의 모든 것을 기억할 수는 없습니다.
그랬다가는 아마도 미치거나 머리속이 복잡하여 살 수가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가끔씩 사람들이 너무 잘 잊고 지내는 것을 봅니다.
처음 코로나19가 대구, 경북 지역에서 확산 일로에 있었을 때 우리는 바짝 긴장하였고 국가의 사활을 건 싸움이라고 사람들이 혼연일체가 되어서 나서서 기도하고 노력하였습니다.
그러다가 점점 안정을 되찾게 되자 사람들은 긴장을 느슨하게 하였고 우리들도 그 악몽을 잊고 다시 생활 속 방역으로 나갔습니다.
그러나 얼마되지 않아서 정부와 의료계와 전문가 집단이 우려한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이태원 등지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한 것입니다.
그리고 다시금 생활 속 거리두기를 하여야 하나 아니면 다시금 과거의 그 사회적 거리두기의 엄격한 단계로 복귀해야 하나를 두고 사람들은 의견이 갈렸고 정부도 고민하였습니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다시 되짚어 보아야 하는 것이 있습니다.
위기에 처할 수록 냉정한 자세가 요구되는 것입니다.
아무도 돌팔이 의사에게 응급환자를 고쳐 달라고 수술용 칼을 맡기지 않습니다.
자동차 사고가 나면 우리는 보험회사 직원을 부르지 지나가는 사람에게 보험처리를 부탁하지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이럴 때일수록 냉정한 마음을 가질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태원에서 춤추며 먹고 마시던 사람들 가운데에서 우리들의 가족, 그리고 우리들의 친구, 우리들의 지인, 아니 우리 자신들의 얼굴을 보았습니다. 아니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까요...?
이제 여러분들과 제가 신경을 써야 하는 것에 대하여 제가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지 대략 짐작이 되실 것입니다.
기적은 사람들이 최선을 다하여 노력할 때 일어나고 하늘이 감동하여 일어나는 것이지 그저 가만히 있는데 저절로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우리들이 기도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성지순례를 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가장 큰 기적은 사람들이 서로 아끼고 배려하고 사랑할 때 일어납니다.
동시에 남에 대한 배려는 오히려 냉정해지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부모가 자녀의 모든 일에 대하여 상관하고 사랑한다는 핑계로 자녀의 잘못을 눈감기만 한다면 그 부모는 좋은 부모일 수가 없는 것입니다. 여기에 대하여 작가 이문열은 [사람의 아들]이라는 글에서 아하스페르츠와 예수 그리스도를 대비시켜서 잘 묘사한 바가 있습니다.
"천사가 피해가는 길을 바보는 뛰어든다"는 말이 있습니다. 영어속담입니다.
그렇다고 의료진이나 봉사자들을 비난하는 것은 아닙니다. 더군다나 모험가들을 비웃는 것도 아닙니다. 그러나 자신이 소중한 줄을 알아야 남의 소중함도 알 수가 있다는 말을 하고 싶어서입니다.
물에 빠진 사람이 살려달라고 고함을 지른다고 해도 주변에 수영을 잘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리고 도구가 있으면 그 사람에게 맡기거나 도구를 이용해야 합니다.
용기와 만용은 다른 것입니다.
아무리 순교정신이 뛰어나다고 해도 의사면허증도 없는 사람이 대구, 경북에 가서 환자들을 돌보겠다고 한다면 그는 어리석은 사람이라고 비웃음을 받기에 충분한 것입니다.
-다만, 이는 자원봉사자들이나 간호사들이나 다른 목적이 있어서 가는 사람을 이야기하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러므로 여러분 경우에 따라서는 예수 그리스도와 사도들과 교부들의 말처럼 "뱀처럼 지혜로을 때"와 "사자처럼 용감할 필요가 있을 때"가 각기 있는 것입니다.
그리스신화에 스틱스란 "망각의 강"을 건널 때 저승의 뱃사공 카론이 길을 인도한다고 합니다. 우리는 아직 살아 있습니다. 살아 있다는 것은 주님이 우리와 함께하시고 계시다는 것을 인정하고 사는 것입니다.
그리고 전문가들의 권위를 인정하고 그들의 일에 협조하는 것입니다.
아무도 학위가 없이 허락이 없이 전문가라고 자처하고 대학교 강단에서 사람들을 가르치지 않습니다. 교수도 그렇고 훈장도 그러합니다. 권위는 하루 아침에 얻어지지 않습니다...!
전문가들의 의견, 전문가들의 집단의 결정에 따르고 그들에게 기도와 참여와 소통과 화합과 응원으로 협조할 때 이 위기는 안정을 찾게 되리라고 믿고 있습니다.
아멘. 감사합니다...!
2020년 6월 2일 화요일 저녁.
연중 제9주간 화요일의 저녁에.
경기도 수원의 망포에서.
한 천주교 신자 윤승환 사도 요한 올림.
추가 : 다시 한번 평화를 빕니다. 좋은 하루 하루 되시기를 바랍니다. 아멘.
인간이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것, 감각을 가지고 있는 것이 오히려 문제의 해결에 도움이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것이 공감하게 하고 남을 돕게 하고 어려움을 극복하려고 같이 노력하게 하는 원동력이 될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아니면 인간은 기계나 로봇과 다름이 없을 것입니다. 아멘. 평화를 빕니다...! 좋은 하루 하루 되시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