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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코로나19에 대한 소회.9.

조회 수 35 추천 수 0 2020.05.19 12:42:11

찬미 예수님. 아멘. 반갑습니다.

사람들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면서 마음만은 가까이 하자는 운동이 활발하게 진행이 되고 있습니다.

사실 그러한 운동은 우리들이 살면서 얼마나 자신과 친하거나 친하지 않거나 하는 사람들과 생활에서 무관심하게 지내왔나를 역설적으로 보여 주고 있습니다.

오래전부터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말씀하셨던 무관심의 세계화는 실제로 우리가 먼 곳에 있지 않은 가까운 곳에 있는 형제들에게 얼마나 관심을 두지 않았나를 보여 주고 있다고 해야 할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솔직히 저 자신도 지금껏 살면서 이 문제에 대하여 자신이 있게 "나는 아닙니다...!"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저도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보면 나름 대로 뭐라도 도움을 주고 싶어 했다고 젊은 시절 자부를 하여 왔습니다.

한 잔의 자판기 커피, 한 뭉텅이의 싸구려 떡, 그리고 약과나 음료수나 과자 같은 것을 나누고 싶어하여 부지런히 그런 사람들이 있는 곳을 찾아 다닌 적도 있었고 지금도 형편이 된다면 그런 일을 기꺼이 하고자 한다고 자부하여 왔습니다.

그렇지만 그러한 것이 한 번의 기도만 못하다는 생각이 들게 됩니다.

사실 전교나 봉사는 대단한 것이 아닙니다.

그러한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들과 같이 있으며 생각과 말과 행위로 주님을 증거하는 것, 그것이 바로 전교이고 봉사인 것입니다.

굳이 많은 돈이 필요하지도 않고 많은 땀방울이 요구되는 것도 아닙니다.

같이 담배를 피우고 같이 막걸리 잔을 기울이고 같이 이야기하고 그들의 삶에 잠시라도 도움을 주는 것, 아니 도움이라고 말할 필요도 없이 잠시 머물러 주는 것, 그것이면 족합니다.

그러나 저 자신도 이제는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흔히 말하듯이 속물(Snob)이 되어 버린 것입니다.

주머니를 뒤적이고 시계를 바라보고 다른 사람들의 눈치와 태도를 살핍니다.

남자는 자신의 나이 40이면 자신의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저는 이제 우리나라 나이로 51세 지천명의 나입니다.

그러나 지천명은 무슨...! 저는 아직도 공부하고 배운다고 생각하며 자꾸만 저 자신을 합리화하려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마치 뭐라도 되는 양, 제 자신의 젊은 시절의 무용담(?)을 내세우며 자랑하던 짧은 시기의 객기를 잊어버린 것은 좋은 일이기는 한데, 지금은 예수님의 십자가를 보면서 부끄러워 하는 자신의 모습을 봅니다.

예수께서는 나인의 과부가 아들을 잃고 슬퍼하는 것을 보고 같이 우시면서 가슴을 아파하셨을 것입니다.

그리고 죽은 라자로와 그 누이들을 생각하며 울며 죽음에 대하여 꾸짖으며 분개하셨고 눈물을 흘리셨을 것입니다.

그런데 저는 지금 어떨까요...? 저는 그저 주님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 하며 짧은 댓글이나 성호경을 바치며 제 할 일을 다 하였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제가 지금 저와 여러분들께 하고 싶은 말, 공감하는 능력의 부족에 대하여 스스로를 부끄러워 할 수가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저는 생각합니다. 아직도 인생의 참맛을 느끼지 못하였구나...! 아직도 제 자신의 틀에 갇혀서 자신과 세계를 단순히 주관적으로 파악하며 스스로 객관화시키고 있으면서도 그 잘못을 깨닫지 못하는구나...!

우리는 진정 소중한 것은 바로 주님과 그분에 관련된 모든 것이라고 하면서도 주판알을 튕기는 것을 놓지 못하는 것입니다.

이제 저는 우리가 코로나19를 통하여 더욱 자신의 삶의 중심을 어디에 두어야 하는가에 대하여 그리고 다른 사람의 처지를 더 잘 이해하여야 한다는 것에 대하여 말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우리가 인간으로서 지닐 수밖에 없는 나약함이기에 더더욱 우리 삶에서 자주 묵상하고 반성하고 남의 처지릉 이해하고 공감하는 능력을 지녀야 함을 말하고 싶습니다.

주님의 평화를 빕니다. 나는 지금 어디에 있나요...? 자주 묻게 되는 질문입니다.



2020년 5월 19일 화요일.

부활 제6주간 화요일 낮에

경기도 화성시 마도면의 화성시 서남부 장애인 자립생활 지원센터에서

한 천주교신자 윤승환 사도 요한 올림.


윤승환

2020.05.22 14:49:16
*.120.169.245

기도와 참여와 소통과 연대로, 경청하시는 성모님을 본받아서 나아갑시다. 아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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