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리다 쿰(소녀야, 일어나라)
동서울지구 엘리사벳형제회 최윤정(헬레나)
어릴 때 많이 아픈 적이 있었다. 생후 첫 돌을 지내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결핵성 뇌수막염"으로 고열의 현상을 보였었고 6개월 이상을 잠에서 깨어나지 못했었다고 한다. 그런 나를 부모님께서는 병원에 입원을 시킨 후 거의 1년 이상을 병원에서 지내셨다.
몇 해 전에 외할머니께서 내게 말씀을 해 주셨는데, 엄마가 나를 임신하셨을 때 할머니께서 태몽을 꾸셨는데 엄마가 꽃밭에서 꽃을 한 아름 품안에 안고 계시는 엄마, 시들해진 꽃들을 품안에 안고 있어서 버리라고 하셨는데도 품안에 꼭 안고 계시면서 "예쁘다"라고 말씀을 하셨단다.
할머니께서는 그 꿈 때문에 네가 이렇게 된 것 같다고 말씀을 하셨다.
이제와 생각을 해보면 그 꿈속에서 엄마가 품안에 안고 있었던 꽃을 버렸더라면 아마도 나는 지금의 내 삶을 제대로 살아가지 못하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그 후유증으로 우측 상하지가 조금은 불편하지만 그래도 일상생활에는 불편함을 느끼지 못한다. 어릴 때는 내 자신이 내 몸에 대한 불만으로 힘들게 지냈었지만 지금은 행복을 느끼면서 삶을 살아간다.
현재 몸담고 있는 공동체에서 함께 하고 있는 12명의 자매(장애우)들과 함께 웃고 울고 연민의 정을 나누면서 그들의 손과 발이 되어 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모든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주고, 두 발로 걸어 다닐 수 있다는 것에 또한 감사를 드린다.
3남 1녀 중에 막내인 나를 이렇게 잘 키워주신 부모님께 감사를 드리고, 또한 지금까지도 내 곁에서 함께하여 주고 계심에 행복해하며 참된 신앙인으로의 삶을 살아가도록 인도해 주시는 나의 주인이신 하느님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이 복음 말씀을 묵상하면서 아마도 예수님께서는 당시에 나를 바라보시면서 "탈리다 쿰-헬레나야, 일어나라."라고 말씀을 하시지 않으셨을까? 라는 묵상을 해봅니다.
사부 성 프란치스코의 발자취를 따르고자 서약한지 벌써 25주년(은경축)이 되었습니다. 회당장의 딸의 모습은 현대를 살아가는 내 모습이고 나의 생이 다하는 그 날까지 믿음을 주신 하느님을 찬미하면서 살아 가려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