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사부 성 프란치스코의 평화와 선으로 형제 자매님들께 인사 드립니다.
"평화와 충실함과 생명을 경외하는 프란치스칸 정신을 저희 가족 안에 북돋우어, 이를 그리스도 안에서 이미 새로워진 세상의 표지로 삼도록 애쓰고"(회칙 제17조), "모든 피조물, 생물과 무생물을 '지존하신 분의 모습을 지닌 것으로써 존중하며"(회칙 제18조) 의 삶에 충실하는 프란치스칸이 되고자 강원지구 형제회에서는 삼척에서의 핵발전소 반대운동을 재속프란치스코 한국진출 75주년 기념사업중 하나로 정하여 추진해 왔다. 삼척 프란치스코 형제회에서는 그 동안 많은 기도와 지역사회 NGO들과 연대하면서 지금까지 기도와 인적 물적 투입은 물론 피나는 노력을 해오고 있다. 강워지구 재속프란치스칸들 그리고 전국에 있는 재속프란치스칸들의 관심과 기도를 희망합니다. 기도와 관심에 도움이 되고자 강원대학교 교수이며 삼척 핵발전소 반대투쟁위원회 성원기 (토마스 모어) 공동대표께서 원주교구 들빛주보에 5차에 걸처 게제한 "신앙인의 시대적 과제-탈핵" 내용을 올립니다. 도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박정치 도미니코/삼척 프란치스코 형제회
신앙인의 시대적 과제 – 탈핵(1)
강원대학교 교수/삼척핵발전소반대투쟁위원회 공동대표 성원기 토마스모어
1986년 체르노빌 핵사고와 2011년 후쿠시마 핵 사고를 겪으면서 인류는 핵사고가 인류와 지구상의 모든 생명의 존속을 위협하는 무서운 재앙이라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후쿠시마 핵사고 이후 핵발전소에 대한 인식이 근본적으로 변하고 있다. 지리적으로 가까운데다 그 피해 상황이 너무나 처참하고 광범위하며 오래 지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핵은 물질의 본질이며 하느님 창조의 영역이다. 그러므로 핵을 깨트리는 것은 하느님 창조질서를 훼손하는 것이며 인간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는 재앙을 잉태한다. 핵을 분열 시키는 행위는 그 자체가 하느님 창조질서에 대한 도전이며 죄악이다. 핵은 전자기력의 1,000배 크기의 강력한 핵력에 의하여 보호되어 왔다. 46억년의 지구역사에서 핵이 깨지는 사고는 불과 70년 전에 인간에 의해 저질러졌다. 핵이 분열될 때 엄청난 에너지가 나오며 그 에너지로 물을 끊여 전기 발전을 할 수 있지만 이때 인류와 온 생명이 감당할 수 없는 인공 핵방사능 물질이 나온다는 것에 인간은 무지했다. 방사능 요오드, 세슘, 스토론튬, 플로토늄 등에서 나오는 엄청난 세기의 방사선에 노출되면 인류를 비롯한 어떠한 생명도 온전할 수 없다는 것을 몰랐다.
핵사고는 반경 300km 지역을 오염시키며 그 영향은 최소 300년 동안 이어진다. 인류는 핵사고의 재앙을 겪고 나서야 이 묵시록적 상황에 대하여 유럽을 중심으로 인류가 존속하기 위해서는 무조건 핵발전소를 꺼야 한다는 것을 인식하고 탈핵을 실천하기 시작했다. 인류와 공존이 불가능한 인공핵방사능 물질은 핵발전소에서만 만들어지며 핵발전소를 끄기만 하면 더 이상 핵방사능 물질은 만들어지지 않으며 핵사고도 일어나지 않는다.
탈핵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며 지금은 모든 일에 우선하여 모든 이가 특별히 하느님의 자녀인 신앙인이 탈핵의 의미를 깊이 깨닫고 실천해야 할 때이다.
탈핵은 하느님의 일이며 탈핵을 실천하는 것은 하느님의 일에 참여하는 것이다.
핵발전소가 가지는 엄중한 상황을 깊이 인식하고 탈핵을 온몸으로 실천하고 있는 땅이 있다.
그곳이 삼척이다.
삼척은 1982년부터 32년째 핵과 싸워오고 있는 탈핵의 땅이며 저항의 땅이다. 그 탈핵운동의 중심에 삼척핵발전소 반대투쟁위원회 상임대표를 맡고 계시는 원주교구 박홍표 신부님을 비롯한 교구사제가 있다.
삼척은 두 번째 핵을 막아내고 세 번째 핵에서 벗어나고자 피눈물을 흘리며 싸우고 있다. 2010년부터 4년째 매주 수요반핵미사에서 힘을 얻고 촛불집회로 힘을 모으고 있다. 탈핵운동은 지속적인 신앙고백의 연장선이며 그 현장에 하느님은 늘 함께 하신다. 그래서 세 번째 핵도 막아내리라 확신하고 있다. 하느님께 희망을 두는 사람은 복됩니다. 삼척은 탈핵의 땅이며 축복의 땅이다.
한국의 탈핵은 삼척에서 시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