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가 있어
그것이 은혜입니다.
티 없이
완전 순결하면 좋으련만
후일에
더 큰 티를 남기게 될까
염려스럽습니다.
조그마한 티로 인해
더 낮아지고 겸손하며
끝까지 순결을 갈망하게 된다면
그것은 은혜입니다.
주님이
사랑으로
은혜로
축복으로 주신
거룩한 흔적입니다. -소강석 의 '티'-
우리 프란치스칸들은 완덕의 고지를 향하여 정진해 나가는 사람들이지만 그
고지를 점령(?)해서 완덕을 이루었을 때도(물론 자신이 완덕을 이루었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이미 완덕이 아니지만), 과연 겸손하고 작은 자로 계속 남아
있을 수 있을까? 결코 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아무리 성인이라 할지라도 하느님 앞에서는 우리가 모르는 티는 다 갖고 있고,
그 티 때문에 하느님 앞에서 더욱 겸손해지고 낮아지고 의탁하게 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 인간이 아무런 티도 없는 완전무결한 존재가 될 수 있다면,
천사 중에 가장 뛰어났던 루치펠(Lucifer: 빛을 지니고 있는 자)이 교만해져서
하느님과 같아지려고 하다가 지옥으로 떨어져 악마가 된 것처럼 그렇게 될까 봐
두렵습니다.
그러니 어느 정도의 티는 주님께로 향하게 하는 주님의 은총이라고도 볼 수 있겠
지요. 그러나 사부님처럼 티를 없애려고 끊임없이 노력하고, 매일같이 회개 생활을
해야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