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약 25주년을 맞으며
우리 사부 프란치스코 성인의 제자로서 그분의 발자취를 따라 복음적 생활을 하기로 서약한 일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25년이란 세월이 지나갔습니다. 뒤돌아 보면 저에게 서약생활 25년은 참으로 주님과 사부님의 보살핌 속에 살아온 은총의 시간이었습니다. 처음 재속 프란치스코 형제회에 지원하여 초기 양성기를 보낼 때를 생각하면 더욱 그렇게 느껴집니다.
당시는 정동회관에서 정기모임을 갖는 단위형제회가 서울형제회 하나 뿐이라서 가능한 일이었겠지만, 월례회 날이면 아침부터 저녁까지 온전히 하루를 형제회 안에서 보낼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특별히 그 날 하루를 희생하며 봉헌하는 마음으로 보리빵 하나만으로 점심을 대신하여도 모든 회원이 불평없이 지냈습니다.
저희는 부부가 함께 프란치스칸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는데, 그 때 막내 아이가 아직 만 네 살도 되지 않은 터라, 하루 종일 아이들만 두고 집을 비운다는 것이 어려움이기도 하였습니다. 지금 돌이켜 보면 아이들에게 조금 미안한 마음도 들지만, 그럼에도 주님과 사부님의 보호 아래 잘 성장하여 주었으니 감사할 뿐입니다.
지원반과 입회반의 양성기를 마치고 처음 서약할 때의 일이 생각납니다. 유기서약 일자가 결정되고 서약 준비를 하고 있던 중, 직장에서 외국 출장을 가게 되었는데 공교롭게도 서약일과 겹치게 된 것입니다. 직장인으로서 직장일에 충실하는 것도 중요하고, 서약도 미루고 싶지 않고 해서 갈등 속에서 기도했습니다. 얼마후 출장 상대기관의 사정에 의해 일정이 서약 이후로 미루어지게 되어 두 가지 일을 다 할 수 있었으니, 주님과 사부님의 안배하심에 감사할 뿐입니다.
유기서약기를 거쳐 종신서약을 하고 난 후, 형제회 안에서 작은 봉사도 맡게 되었습니다. 능력에 비해 벅찬 봉사직이었기에 때로는 인간적인 나약함도 드러나곤 했지만, 정해진 봉사 기간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습니다.
특별히 재속프란치스칸의 생활에서 형제회 생활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느끼게 됩니다. 종신서약한 회원들이 형제회 모임 참석에 소홀히 하다가 차츰 형제회에서 멀어져 가는 사례들을 볼 수 있습니다. 저도 직장관계로 지방 근무를 하던 2년여 동안 특별배려를 받아 월례회에 계속 빠지다 보니,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나태해지고 프란치스칸으로서의 정체성마저 잃어가는 걸 경험했습니다. 어떤 일이 있더라도 형제회 안에 머물며 충실해야 하겠습니다. 재속 프란치스칸은 세속에 살면서도 완덕을 향하여 노력하는 사람(교회법303조), 세상의 성화를 위해 특히 그 안에서부터 기여하기를 힘쓰는 봉헌생활을 하는 사람(교회법710조)이기 때문입니다.
오늘도 새벽 미사로 새로운 하루를 봉헌하며 사부님께 기도합니다. “오! 거룩하신 사부님! 형제회를 나의 영신적 가정과 세상의 낙원으로 여겨 나의 성스러운 서약을 항상 기억하고, 하느님과 거룩한 교회의 계명을 지키며, 회칙과 회헌을 정성껏 실행하게 하소서 " 아멘 ! < 김영신 바오로 >
T . 평화를 빕니다
용인프란치스코(준)형제회는 2013. 5. 18 정기모임날 , 회원 네분의 은경축 기념여정이 있었습니다.
은경축 기쁨과 은혜로움을 안으신 님들 (송석태모니카, 김군자요셉피나, 김영신바오로, 이순우데레사)의
향기로운 삶에 선배님들과 후배들은 모-두 사랑으로 감사와 축하를 드리며, 기쁨을 나누었습니다.
신갈성당 주임 신부님의 배려심으로, 성전에서 영적보조 신부님(스테파노 M.ofm) 주례 기념미사 봉헌.. !
성모성월의 좋은날 , 형제회는 은혜롭고 축복된 하루였습니다. 주님께 감사 .. ~
형제님의 글이 후배님들의 지침에 작은도움 되길 희망하며 나눔을 대신합니다.
(기념사진은 조금 지나서 ..~ ) 평화를 !